문대통령 만나는 마하티르 "미국보다 중국이 낫다"
문대통령 만나는 마하티르 "미국보다 중국이 낫다"
  • 이유지
  • 승인 2019.03.1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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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회의장에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청와대 제공)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변덕스런 미국보다 말레이시아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중국의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우리의 이익에 따라 중국의 굴기에 대응할 것이며, 신황화론(새로운 중국 위협론)을 내걸고 있는 서구세력에 부화뇌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말레이시아는 국익의 관점에서 중국을 다룰 뿐 미국을 추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말레이시아 미국에 줄서지 않을 것" : 그는 “미국은 화웨이와 일대일로 등에서 중국에 대한 위협을 과장하며 미국을 추종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는 미국에 줄을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중화권의 유력지 영자지인 홍콩의 SCMP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면 변덕스런 미국보다는 말레이시아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가난할 때도 두려웠지만 부자가 된 지금도 두렵다”며 “우리는 중국을 다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중국은 가난했지만 공산주의를 수출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수출하고 있다.

그는 “중국은 엄청난 시장이다. 우리는 중국의 부흥으로 얻는 이익이 많다. 따라서 말레이시아는 중국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는 중국을 2000년 동안 이웃으로 두고 있었지만 중국은 단 한 번도 말레이시아를 식민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방은 말레이시아에 1509년 진출했고, 단 2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식민지화했다”고 말했다.

◇ "화웨이 사태 본질은 중국의 기술이 서양을 앞선 것" : 미국은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의 이통 장비업체인 중국의 화웨이가 서방의 정보를 도둑질 하고 있다며 반화웨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와 관련,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5G)에서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국익 최대화의 관점에서 해당 사안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는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아마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사태의 본질은 중국의 기술이 서구의 기술을 앞서자 미국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는 중국의 기술이 서구를 앞섰다고 해서 미국이 주도하는 반화웨이 캠페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화웨이가 백도어(인증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컴퓨터 기능이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컴퓨터에 몰래 설치된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해당국의 정보를 빼내가고 있다며 전세계를 상대로 반화웨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이 이같은 캠페인을 주도하자 호주 뉴질랜드 영국 독일 등이 화웨이 장비 배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영국은 물론 독일도 화웨이 장비가 보안에 위협이 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화웨이 장비 배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맹방인 뉴질랜드도 같은 이유로 반화웨이 진영에서 이탈했다.

최근 화웨이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한 미국 정부가 자유 경쟁을 규정한 헌법을 어겼다며 미국 정부를 정식으로 고소하는 등 오히려 대반격에 나서고 있다.

◇ "일대일로 참여한다고 중국 식민지되나" : 마하티르 총리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일대일로 '빚더미론'과 관련, “개도국은 미국보다 중국의 대출이 더 쉽기 때문에 중국의 대출을 받고 있을 뿐”이라며 서방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주권국은 외국의 빚을 빌리는 것을 자유롭게 결정한다”며 “개도국은 미국보다 중국의 대출 조건이 좋기 때문에 중국의 대출을 선호할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스리랑카의 예를 들어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자 주변국들이 빚더미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빚을 갚지 못하자 주요 항구인 함반토바 항구 운영권을 99년 동안 중국에 조차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인들은 정식 외교관계가 설립되기 이전에도 자본으로 일단 해당 국가 시장을 침투한다”며 “중국인은 사업에 매우 탁월한 민족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의 대출을 받는 것은 대출을 받는 나라가 결정할 일이며,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요불급한 대출이 아니면 외국의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의 자본이 들어오면 자본을 제공한 나라의 영향력이 그만큼 세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의 빚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불가피하다면 투자 쪽에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해 중국과 맺었던 여러 인프라 계약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고, 시급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도 외국의 빚을 빌리는 것은 주권국의 권리일뿐이며, 이에 대해 빚더미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서방의 논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임 이후 전임 정권에서 계약한 중국과의 거래를 대거 보류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130억달러(14조7000억원)가 투입되는 말레이시아 동부 고속철 건설 사업은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4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 주석의 입장을 들어보고 말레이시아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큰 나라다. 우리는 그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그들의 전략과 정책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말레이시아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서양처럼 말레이시아를 식민지로 만들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 "무역전쟁 미국에 전혀 도움 안될 것" : 마하티르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미국이 어떠한 긍정적이고 좋은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중은 상호 관세폭탄을 퍼부은 끝에 최근에는 휴전을 선언하고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미국이 중국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며 대중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서방이 동양을 식민지화할 때 그들은 서방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은 굴기함으로써 경제적 힘을 갖게 됐고, 거기에 걸맞는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기를 원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이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 지위에 상응하는 국제적 지위를 얻으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측면으로만 본다면 중국은 이미 서방이 동양을 침입할 때처럼 막강한 경제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시 한번 역사를 인용, “서방 세력은 아시아를 식민지로 삼음으로서 제국을 추구했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제국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없으며, 따라서 우리는 식민지 백성이 아니라 자유민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공동전선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 각국이 각개약진을 할 경우, 한나라의 이익이 다른 나라의 손해가 될 수 있지만 동남아 각국이 대중 공동노선을 펼칠 경우, 서로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마하티르 누구?> 마하티르는 2003년까지 22년 동안 말레이시아 총리를 재임한 뒤 은퇴했다 2018년 다시 총리에 선출됐다. 올해 94세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약 세계적 정치가로 부상했다. 아시아 외환위기로 한국 태국 등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을 때,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이 너무 가혹하다"며 아시아의 이익을 대변했다.

그는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링깃화를 고정 환율로 묶어 버림으로써 환 투기세력의 말레이시아 공격을 막아냈다. 환율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월가의 늑대들을 몰아낸 것.

이후 마하티르 총리는 미국에 할 말은 하고, 아시아의 이익을 대변하는 아시아 대표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마하티르 총리의 영향력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드러났다. 그는 총리 재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해 8월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당시 중국은 차관급이 공항 영접을 나가는 관례를 깨고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에 나갔다.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아니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그와 회담했다. 외국 총리는 중국의 총리가 회담하는 것이 중국의 외교관례다.

 

 

 

 

 

지난해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때,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하고 있다. 

 

 


특히 그는 당시 회담에서 절제된 언어로 중국 지도부에 일대일로 주변 국가들의 우려를 전달하자 중국 지도부가 이를 곧바로 수용했을 정도로 중국도 함부로 못하는 아시아의 거물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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