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설득할 유명희의 카드는…애플·퀄컴·북한
미국 설득할 유명희의 카드는…애플·퀄컴·북한
  • 서무열 기자
  • 승인 2019.07.0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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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미·일 3국간 긴밀한 관계 중요" 짧은 반응
미국 포함 글로벌 통상 환경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페이스북 페이지)/2019.4.18

 

정부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불거진 한·일 간 갈등 해결책 중 하나로 미국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보내 공조를 이끌어 낼 계획이지만, 미국은 현재까지 한·일 갈등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유 본부장의 방미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전날(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출장은 국제 공조 강화를 위한 것"이라면서도 "더 이상 입장을 밝히는 것은 (외교)전략상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 본부장이 방미 기간 만날 인사로는 래리 커들로우 백악관 경제보좌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과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핵심 통상 관료들이다.

그간 미국은 한·일 간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5년에도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번에도 미국의 협조를 구할 수 있다면 한·일  간 통상 갈등 해결에 한층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일 간 통상 갈등이 일주일을 훌쩍 넘기고 있는데도 아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우리 바람대로 중재자 역할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한·일 갈등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촉발된 만큼 양국이 스스로 풀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내놓은 공식 반응은 "한·일 양국 모두 동맹이자 친구로 한·미·일 3국의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가 중요하다"는 짧은 외교적 수사가 전부다. 국익과 연관이 없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소재 부품을 넘어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경우 자국을 포함한 글로벌 통상 환경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일본의 대한(對韓)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미국 기업인 애플이나 퀄컴 등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미국 전문가들 사이서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 비핵화 문제와 중국 견제 등을 위해선 한·미·일 안보동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어서 한·일 갈등을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자국 내 여론도 깊게 고민하는 요소 중 하나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해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한 '대외용 보고서'를 작성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공조를 이끄는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 인사는 "일본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한국을 넘어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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