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규제 비상인데…JY 선고 앞둔 삼성 '폭풍전야'
日규제 비상인데…JY 선고 앞둔 삼성 '폭풍전야'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19.08.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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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한국관세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올 하반기 경영 행보와 삼성그룹의 향후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오는 8월 29일로 정해졌다. 이날 대법원이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연루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 부회장은 이후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성 총수로서 본격적 경영 행보에 나섰으나 1년 6개월여만에 다시 재판부의 판결을 앞두게 됐다. 만약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 삼성은 2018년 2월 이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총수 부재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일본과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경제 갈등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까지 이어지며 파급이 상당한 가운데 메모리 시장 둔화, 일본산 소재 대체재 확보의 어려움 속에서 총수 부재까지 겹칠 '삼중고'는 삼성을 격랑속으로 빠트릴 우려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대법원이 국정농단 최종선고일(8월 29일)을 발표한 직후 공식입장을 자제하고 평소와 같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퇴근시간 무렵인 오후 6시쯤에 대법원이 최종선고일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도 다소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시기야 어찌됐든 예정돼 있던 것이라 평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위해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충청남도 아산 소재)를 방문해 직원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삼성전자 제공)2019.8.6/한국관세신문

 

 


지난 6월 20일에 대법원이 심리를 종결한다고 밝힌 직후 예상됐던 시나리오지만 법조계와 재계 안팎에서 추측했던 시기보다는 최종선고일이 앞당겨졌다.

선고일까지 1주일도 남지않은 상황에서 당장은 이 부회장의 최근 공개적인 현장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발효한 직후부터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현장에서 일정을 소화했으며 귀국해서는 사장급 최고경영진과 주말을 반납한채 비상경영회의를 열어 머리를 맞댔다.

8월 들어서는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 방문을 통해 현장 경영의 보폭을 넓혔다. 지난 5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비상회의를 개최했던 이 부회장은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는 말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이 부회장은 6일 온양·천안사업장, 9일 평택캠퍼스, 20일 광주사업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반도체부터 생활가전, 사회공헌 활동까지 폭넓은 분야를 직접 챙겼다.

당초 재계에선 올 연말까지 이 부회장이 기흥, 화성을 비롯해 국내 주요 사업장을 추가로 방문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의 대외환경과 사업전략 등을 점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법원 선고일이 오는 29일로 정해지면서 이 부회장의 공개 행보도 멈출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 오후 경기 화성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30/한국관세신문

 

 


이번 상고심에서는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앞선 1·2심에서의 '프레임'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과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1심에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 현안'을 이유로 뇌물을 제공한 것을 두고 국정농단 사건이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나 부정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치 권력에 의한 '수동적 뇌물 공여' 행위로 봤다.

아울러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말 3마리를 제공한 것을 두고 어디까지를 뇌물·횡령으로 보느냐도 관건이다. 삼성이 말 3마리를 구입한 가격(34억원) 자체를 뇌물액으로 인정할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산정이 어려운 '말 사용료'를 뇌물액으로 봐야 할지가 결정적이다. 하급심에서는 판단이 엇갈렸는데, 박 전 대통령 2심에선 말 구입비가 뇌물에 포함됐고 이 부회장 2심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 갈린 상황에서, 이번 대법원 선고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혹은 이 부회장 중 한쪽은 파기환송돼 2심이 다시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만일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을 맞게 되면 또 다시 실형을 선고받고 재구속 상태가 될 수 있는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를 또 한번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경제전쟁 확산, 반도체 경기 둔화 등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자·IT 산업 전반의 대내외 환경이 여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 쌓여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시기에 재계 1위 그룹의 총수인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삼성은 그야말로 격랑속에 휩싸이고 재계의 우려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기업 한 임원은 "국내외 정치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관리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삼성의 총수 부재로 인해 발생하게 될 유·무형의 경제적 피해와 기업인들의 사기 저하는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아카데미 광주 교육센터를 방문해 교육을 참관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9.8.20/한국관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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