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日보복 헛발질...소부장 산업 新투자처"
박승 "日보복 헛발질...소부장 산업 新투자처"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19.09.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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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2019.9.11(뉴스1)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2019.9.11(뉴스1)

 

"일본의 헛발질이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의 무역보복을 지켜보며 내놓은 한 줄 평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4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 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실행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 만에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는 또한 지난 8월 28일부터는 우리 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무역보복으로 일본이 시장 잃을 것"..."소부장 본 궤도까지 정부 지원해야" 

박 전 총재는 "일본은 수출 제한 조치로 불화수소 등에서 30%의 시장을 잃은 것"이라며 "한국은 앞으로 6개월 내지 1년 이내에 국산으로 대체하든 수입선을 전환하든 수급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총재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오히려 소재 부품 장비(이하 소부장) 산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90년대부터 소부장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정적 어려움이 없어 전부 겉돌았다"며 "소부장 산업이 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해 우리 경제 발전의 새로운 시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소부장 산업의 '일본 독립' 과정에 깊게 관여해 다각도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소부장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국 시장에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 5~10년 간의 적자를 금융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총재는 일본의 무역 보복이 한국 경제 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일본 무역 보복의 표면적 명분은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지만 일본은 내심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경제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다.

일본의 경제규모(GDP)는 2018년 5조 1000억달러로 한국(1조 7000억달러)의 3배 수준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구매력평가에서 2023년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1362달러로 일본(4만1253달러)을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 첨단산업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 자동차 중심 산업시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일본의 대표 기업이 토요타, 닛산, 소니, 일본체철인데, 다 구시대 산업기업"이라며 "40년 전 일본이 반도체 세계 1위였지만 지금은 한국이 반도체는 물론 5G, 디스플레이, OLED 모두 세계 최정상"이라고 짚었다.

박 전 총재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 우리 정부의 강경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당당한 자세로 일본과 상생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경제성장의 일등공신이 한국이다. 일본은 한국을 36년간 식민지로 지배해서 수탈하고, 한국전쟁 혜택을 보며 1965년부터 54년간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고 상기했다. 이어 "현재 한일 관계가 나빠진 것은 아베 정권 때문이지 일본 국민 때문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정권과 국민을 구별해야 한다. 반(反) 아베, 친(親) 일본 국민 정책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연내 중국이 손들 것...타결이든 장기화든 韓 득될 건 없다"

세계 경제 대국 1·2위 간 패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적은 몇 줄에 미·중 무역 분쟁의 전개 양상이 급변하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박 전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은 중국의 초고속 성장을 이끈 미국이 영양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싸움은 중국이 이길래야 이길 수 없다"며 "중국은 시간을 끌 수록 불리하기 때문에 연내 미국 주장이 관철되는 방향으로 타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년 미국의 국제 무역적자는 6210억달러(약 701조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상품무역 적자는 891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 였는데, 대중(對中) 상품무역 적자는 4192억달러로 47.0%를 차지했다. 박 전 총재는 "미국이 중국을 호랑이로 키웠지만 이젠 미국이 살기 위해 밥을 끊겠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미국은 중국에 시장개방,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우리나라 기업과 개인 역시 법적 보호를 받으며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 박 전 총재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겠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중국에 수출하는 제조업 중간재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실적을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113억36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442억달러)의 25.6%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는 대미(對美) 수출액(56억4400만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결국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든, 연내 타결되든 한국 경제엔 득이 될 게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전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빨리 끝나면 우리 경제의 수축 속도가 좀 느려질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의 하강, 생산인구 감소, 수출 성장 시대의 종말 등에 따른 한국의 1~2% 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뉴스1 컨테츠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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