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의 사람사는 이야기] 재활용의 미학
[김경희의 사람사는 이야기] 재활용의 미학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19.12.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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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경제도 살리는 재활용 쇼핑문화
우연히 들른 마켓서 횡재한 만원의 행복 

 

재활용의 미학, 100년 된 명품 브랜드의 코트를 단돈 몇 만원에 구매는 행복을 맛보는 아름다운 가게
 재활용의 미학. '아름다운 가게'를 들러 100년 된 명품 브랜드 코트를 단돈 몇 만원에 횡재하듯 얻은 후 행복한 모습의 김경희 작가(추억의 뜰 제공)

 

세종시 외곽, 녹색 입간판이 우리를 반긴다. 간판 이름은 '아름다운 가게'

바람직한 재활용문화를 선도하는 아름다운 가게다. 생필품 의류 다양한 집기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질서 있게 전시되어 있다. 마음에 쏙 드는 겨울 코트를 골랐다. 100년 된 브랜드 상품이다. 가격표를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돈 3만원. 믿을 수 없는 가격이다. 고운 수가 놓여 진 모자를 들어 머리에 쓰고 거울에 비춰보니 제법 근사하다. 멋쟁이 소리를 겨울 내내 듣기에 부족하지 않을 감각이 돋보이는 모자다. 

젊은 엄마들이 많은 세종시, 그 취향을 맞출 만큼 구비된 상품들로 기분 좋은 쇼핑을 하게 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둘 다 높은 쇼핑문화다. 만들어진 물건을 한 번 더 쓰는 과정이 비용적인 절약만 얻는 것이 아니라 숲의 30년 시간과 맞바꿀 수 있다.

재활용 쇼핑 문화가 남이 쓰던 물건에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쇼핑하는 것으로 의식이 전환 되면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우연히 들른 마켓에서 횡재하듯이 얻어낸 쇼핑이었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 코트가 단돈 3만원이라는 가격표에 거듭 놀랐다. 새 옷처럼 보관된 코트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다. 가게를 둘러보며 장바구니에 하나하나 넣었다. 

스카프 가방 모자 한 손으로 들기 어려울 만큼 무거운 장바구니였다. 장바구니 또한 환경을 생각해서 천으로 만들어 직접 구매한 장바구니였다. 두 손으로 겨우 들고 나온 장바구니를 꽉 채운 물건들은 그곳을 다시 들리겠다는 다짐을 낳았다.

썩지 않는 물건들이 가져올 충격적인 미래는 상상하기에도 버겁다. 잉여 상품들은 낭비와 환경 위협을 동시에 주고 있다. 젊은 친구들의 소비 행태는 너무 단순하고 즉흥적이라 시선을 끌면 무조건 구매 한다.

계획 없이 산 물건들은 받자마자 천덕꾸러기가 된다. 어느새 재활용매장으로 다시 실려 와서 새로운 주인을 만난다. 이미 결제한 물건, 한번 몸에 걸쳐본 코트, 한 번 신어본 구두라는 꼬리표에 중고품이 되었다.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가격은 10분의 1로 줄었다. 재활용 매장의 힘이다. 남이 사용하던 물건이라는 거부감 보다는 잘 활용 되는 것이 사회적 이익을 부른다. 세계적으로 업사이클링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 초석으로 재활용의 선순환이 우리 사회에도 자리잡아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아름다운 각게'가 선도하는 아름다운 재활용 문화가 환경지킴이로 자리잡을 때 미래에 대한 우리의 걱정이 조금 덜어질 것이다. 옷장에 신발장에 오래 갇힌 옷과 신발들이 다시 새 주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생활속의 작은 실천이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린다. 6개월 이상 내 손을 거치지 않은 물건들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재활용의 선순환에 올려 바로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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