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다른 이름, 동지(同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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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01.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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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고 부부는 말한다

 

스물 두살 꽃다운 나이, 간호장교(중위) 시절의 송화자 선생님
스물 두 살 꽃다운 나이, 간호장교(중위) 시절의 송화자 선생님

 

남편이 아내의 팔순 생일에 자서전을 선물했다. 교사로, 세 아들의 엄마로 치열하게 살아온 아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부인은 간호장교로, 남편은 위생병으로 첫 만남은 송 중위와 박 병장이었다. 군 생활 동안 별다른 감정 없이 간간이 영내서 마주치면 형식적인 인사만 주고 받았다. 

제대 후 박 병장 누님이 중매를 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됐다. 천생연분이라는 말 외에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다.

남편이 큰 사업을 풀어나가기가 쉽지않아 고전을 하는 동안 아내가 교사로 근무하면서 집안을 단단하게 지켰다. 

아이들에게는 엄한 엄마, 남편에게는 든든한 응원군으로 자리를 지켰다. 남편은 마음 한 켠에 감사와 미안함을 평생 품고 있다.

아내의 교사시절, 남편은 아내의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같이 등하교 하면서 집에서 학교까지의 동선을 익혀주었다. 아내가 길눈이 어두워 택한 아내 사랑법이었다. 또한 퇴근할 때 아내를 위해 미리 따뜻한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는 살뜰한 정성도 놓치지 않았다.

남편이 지치고 힘들 때 아내의 어깨를 잠시 빌릴 수 있는 부부가 진정 동지다. 서로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만 갖고 있다면 경제가 주는 잠시의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고 부부는 말한다.

남편이 아내의 팔순 생일에 자서전을 선물해 가슴 뭉클하게 했다.

 

송 선생님 퇴직 후 두 사람은 도시 근교 전원지에서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아내의 운전기사로 벗으로 동지로 노년의 두 사람은 완벽한 친구가 되었다.

아내의 일기, 흑백 사진들을 모아 자서전을 준비하고 작가의 손을 빌려 책으로 완성했다. 자녀들을 모아놓고 자서전 출간 기념회 겸 생일잔치를 했다.

손주들이 "할머니 위인전이에요?"라는 물음에 남편은 그래 "너희 할머니가 위인전에 나오는 장군보다 더 훌륭하다"고 답하며 아내에 대한 그 간의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불식시켰다.

아내 송 선생님도 "내 인생을 귀하게 여겨 책으로 만들어준 남편이 너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시간 외롭고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한 장 한 장 책에 담으며 감회에 젖었다. 빛 바랜 사진을 보며 스물 두 살 꽃다운 시절 송중위를 그리워 했다.

덤으로 자존심 지키고 잘 살아왔다고 자신을 격려했다. 아름다운 선물에 송 선생님의 이번 겨울은 다른 해보다 조금은 더 따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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