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KLM항공 차별' 강경대응 시사에...네덜란드 대사 "광장히 유감"
국토부 'KLM항공 차별' 강경대응 시사에...네덜란드 대사 "광장히 유감"
  • 박정화 기자
  • 승인 2020.02.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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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국적 KLM항공사 기내에서 발생한 한국인 차별 논란에 대해 네덜란드 대사까지 나서 우감을 표명했다. 국토부가 강력 대응을 시사한 지 하루만에 외교라인을 통해 나온 네덜란드 정부 공식 사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요아나 도너왈드 주한 네덜란드 대사를 만나 양국간 스마트 시티, 사회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등 다방면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요아나 대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네덜란드 국적 KLM항공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굉장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대사가 언급한 '인종차별' 논란이란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인천행 KLM항공 기내 화장실에 붙여진 한글 안내문 때문이다.

당시 화장실엔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이란 안내 공문이 붙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승객 김모씨가 종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당시 부사무장 등 승무원들은 "잠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승무원을)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은 후 김씨에게 되레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LNM항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승무원 재량 사항임을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국토부는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의 내규도 대부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데 아시아나-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에는 전혀 이런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재발방지 공문을 보내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교라인은 물론 ICAO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정부 간 '유감'이란 발언은 사과 직전의 외교적 수사로 해석된다. 정부와 항공업계에선 우리 정부의 강경대응 움직임이 사실상 네덜란드 정부 사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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