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의 사람사는 이야기] 백운리 일흔 여장부…옥천 시골 마을을 변화시키다
[김경희의 사람사는 이야기] 백운리 일흔 여장부…옥천 시골 마을을 변화시키다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03.26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뜰마을' 공모사업 선정돼 27억 예산 확보
마을 개선·수익사업 등 행복마을 만들기 시동

 

옥천군 청산면 백운리 주민들(앞줄 오른 쪽 두번째 붉은색 상의 박선옥 이장)

“아,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마을을 방문하겠다는 전화에 씩씩한 음성으로 화답하는 이장님의 기운이 기분 좋은 만남을 예고했다.

백운리, 충북 옥천의 끝. 옥천군 청산면 백운리, 주민 100여명의 작은 마을이다.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서 먼지 하나 없는 마을을 보고 탄성이 나왔다.

마을 입구는 가지런한 솟대가 손님을 맞고 있었다. 골목을 지나면서 동화 속 마을에 온 듯 즐거운 착각을 하게 되었다.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는 골목도 그림같았지만 골목길 담장의 벽화들은 아름다운 풍경화로 시선을 끌었다.

시골마을 특성상 농기계며 잡동사니들이 골목이나 대문 안 마당 한 편에 늘어서기 마련이다. 백운리 마을에는 흩어져 있는 물건 하나가 없었다. 대문 열린 집 마당은 당당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포대자루 하나도 널부러진것이 없다. 키를 맞춰 놓여있다. 농기계들도 나란히 줄서서 마당 한 편에 자리 잡고 앉았다.

손님이 왔다고 컹컹 짖는 백구도 왠지 점잖아 보였다. 새벽마다 소리 없는 빗질이 백운리를 티끌하나 없는 마을로 만들었을 것이다. 골목길 바닥에 바로 이부자리 깔고 누워도 될 만큼 깨끗한 마을, 그 마을의 박선옥 이장님. 칠십을 바라보는 여장부다.

백운리가 고향인 그녀는 유년시절부터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책 읽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했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이야기다. 아버지는 주민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책을 읽어주면서 주민들의 민도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그런 노력을 보면서 자랐다. 

아버지의 숙원사업을 딸이 유산으로 대물림 받았다. 박선옥 이장은 2020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공모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으로 2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전국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다. 지금도 깨끗한 마을이 4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는 짐작할 수도 없다. 인터뷰하기 위해 마을 어르신 댁에 들렀다. 어르신들 또한 동생 같은 이장님의 똑 떨어지는 마을 살림을 칭찬하느라 쉼이 없었다.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이장님. 어르신들도 깨끗한 입성 가지런한 집안 정리가 생활화 되어 ‘백운리 사람들’을 증명해보였다. 백운리를 다녀온 뒤 만나는 사람들에게 ‘백운리 사람들’을 전했다. 아마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무언가를 해내기 어려운 시대의 반증일 것이다.

그래서 백운리 사람들이 더 대단해보였다. 아직 코로나 확진자도 없는 청정 지역 옥천군, 그 옥천에서도 가장 깨끗한 마을 백운리. 소란한 시대, 어려운 시대를 지나는 우리들에게 한 사람의 힘 작은 것의 위력이 나비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