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직원들...단지 '열심히 살았을 뿐' 인데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단지 '열심히 살았을 뿐' 인데
  • 서무열 기자
  • 승인 2020.05.29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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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힘든 시기 비난말고 격려가 필요해
코로나 펜데믹 공포불구 사재기 없는 나라
"물류센터 직원들과 택배기사 땀방울 덕"

 

쿠팡 물류센터 직원 코로나19 감염 경로(뉴스1)/한국관세신문

코로나19 펜데믹 공포로 쿠팡 물류센터직원들이 '공공의 적'이 됐다.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하지만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도 사실 따지고 보면 피해자다. 그들은 유흥을 위해 이태원 클럽을 다녀 온 것도 아니고 그저 하루 일당을 벌기 위해 일터로 향했을 뿐이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의 첫 확진자는 뷔페에서 열린 돌잔치를 찾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원 클럽에서 학원강사-수강생-택시기사-돌잔치로 이어지는 연쇄 감염 결과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부천 쿠팡 물류센터 감염은 이태원 클럽발 감염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물류센터 직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이들 대부분 일용직이고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어 임시로 일하는 이들부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까지 다양하다.

물류센터 알바는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런 힘든 일을 마다치 않는 이들에게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 특히 이들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당장 생계마저 위협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쿠팡 뿐만 아니라 택배 자체를 불안해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택배 상자를 통한 코로나19 전염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두 달 전 전 세계가 코로나 공포로 '사재기' 몸살을 앓을 때 유일하게 사재기가 없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였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다음날 집으로 배송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물류센터 직원들과 택배기사들이 각각 터미널 현장과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흘린 땀방울 덕이다.  

코로나19는 자연재해다. 물류센터 직원과 택배기사를 향한 과도한 비난은 자연재해로 피해 입은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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