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선우의 차이나 퍼스펙티브] 중국 서플라이체인 형성과정
[추선우의 차이나 퍼스펙티브] 중국 서플라이체인 형성과정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06.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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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간 10년단위 계획, 99년초 본격 개방
2009년, 中 전역에 효율적 물류네트워크 확보
2017년 이후 서플라이체인 더욱 더 견고해 져
신형인프라 사업 추진, 물류 효율성에 큰 도움

 

추선우 온차이나 대표

 

미중분쟁으로 인한 산업계의 영향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서플라이체인이다. 서플라이체인에 대해 가장 깊은 분석을 하고 있는 중국 전문가는 펑루이캐피탈의 리펑(李丰)대표다. 다음은 그가 주장하는 중국 서플라이체인 변화에 대한 내용을 정리 요약한 것이다.

 

중국 서플라이체인의 형성

먼저 도표를 보자. 이 표는 지난 40년간 중국 산업체인 변화이며 새로운 정책들이 향후 10년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표이다.

 

중국 서플라이체인 형성과정(온차이나 제공)/한국관세신문

 

1980~1990년 10년동안 중국은 많은 농민노동력이 공업과 제조업으로 이동했다. 1978년 중국 80%이상의 노동력은 농민들이었다. 그러나 1980년 초반 향진기업(乡镇企业)이 생기면서 이들은 산업노동자로 개조됐다. 10년동안 산업체인을 만들기 위해 중국이 주로 한 일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것은 작은일이 아니었다.

1995년 향진기업이 전체 중국 GDP의 2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후 향진기업은 규모화된 민영기업으로 바뀌었고 이것은 이들 기업이 작업장으로 시작해 기업화되고 나중에 지분화까지 됐다는 이야기다.

두번째 10년인 1990년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이후 가장 어려웠던 시기다. 당시 GDP증가율이 3.9%에 그친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중국의 GDP는 2조위안 정도 였는데 이 수치는 2019년 쑤저우(苏州)한 곳의 GDP에 해당한다. 두번째 10년은 해외서 물건을 사기도 팔기도 힘든 상황에서 스스로 산업체인을 만들고 버텼던 시기로 기억된다.

세번째 10년인 1999~2001년 중국 경제에는 중대한 일이 일어났다. 1999년 초 아시아 금융위기가 중국 산업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중국 지도부는 국가차원의 처방정책으로 본격 개발 시작했고 모든 제조업은 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 2001년 WTO에도 가입했다. 사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알리바바가 태어날 수 있었다.

이후 중국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만약 외화를 벌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고 중국은 이전과는 다른 사고로 사업을 하고 이전과는 다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정책적 자극으로 산업체인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크게 변해갔고 에너지를 제외하고는 중국은 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일례로, 원자재인 철강을 들어보자.

중국은 1996년 전세계에서 가장 큰 조강생산량을 가진 국가가됐다. 생산량은 거의 1억톤이었다. 그 때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거의 다 됐다는 세계의 평가도 많았지만 2019년 중국의 조강생산은 거의 10억톤에 달했고 그 뒤를 인도와 미국이 따라가고 있다.

공산품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은 매우 드물게 유엔이 정의하는 모든 공산품 분류의 제조업을 다 가지고 있고 그 중 200여개는 세계 1위다.

화공분야를 보자. 중국의 화공 총 생산량은 2017년 전 세계의 40%를 차지했다. 소비재는 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산업 사슬은 이렇게 단단하고 견고해졌다. 여기까지가 산업 사슬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 서플라이체인의 유통 효율제고와 신형 인프라

2009년부터 지난 10년간 중국은 3만5000km의 고속철도를 만들었다. 고속철 1km 제조 원가가 1억3000만위안 정도 되는데 이렇게 계산하면 중국은 4조 5000억위안의 고속철 자산이 있는 셈이다.

고속도로 주행거리는 14만 km를 넘었고 이 주행거리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하철은 지난 10년간 5000km가 새로 증가했다. 지하철은 더 비싼데 평균 1km에 7억위안 정도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3조 5000억위안의 지하철 자산이 있는 셈이다.

그 외에도 항공분야가 세계 2위인것을 제외하고 항구와 철도 자산은 중국이 1위다. 이 말은 km당 물류 원가가 싸다는 말이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미국이 중국보다 약 2.3배의 물류비용이 든다. 중국에서는 물류가 상대적으로 원가가 적게 들면서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고속철과 지하철은 금융위기때 중국이 푼 4조위안의 인프라로 만들었다. 이 인프라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중국은 이 자금으로 여러 국가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고, 온전하며, 긴 산업체인을 갖게 됐다. 이를 기초로 2009년부터 중국은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가지게 됐다. 그리고 앞으로 투입될 35만위안으로 신형인프라 사업(신지젠/新基建)이 시작되면 효율성과 원가절감, 전반적인 조달은 물론 수급조절까지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신지젠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될까?

예를 들어보자. 중국의 수입금액 1위는 칩이다. 가장 높았던 2019년은 3000억달러를 넘게 수입했다. 2위는 석유인데 매년 대략 2000억 달러를 수입한다. 이 석유는 화공제품이나 석유화학의 중간 가공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현재 중국의 차량은 1000명당 200대 미만인 173대 정도 공급돼 있다. 일본은 590대, 미국은 더 높은 830대 정도 된다. 그래서 중국이 아직 자동차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석유의 4분의 1이 현재 자동차가 움직이는데 쓰인다. 자동차의 연간 휘발유 소비량은 대략 1억 2500만톤 정도이고 수입되는 양이 약 5억여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자동차가 팔린다면 이 석유 수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중국이 최근 친환경을 부르짓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고압 분야가 신지젠 항목에 들어가 있다. 즉, 수력이든 태양열이든 에너지를 발생시키면 전국에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이동시키기 위해 특고압이 필요한 것이다.

특고압은 큰 전력량을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어 수송원가를 낮출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석유를 수입할때 해외에서 석유를 수입하고 석유를 항구로 실어나르고 아주 큰 규모의 정유공장을 세워 휘발유를 정제하고 다시 각 지의 주유소로 실어나르는 비효율적인 수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특고압으로 바꾸면 어떻게 되는가? 수력, 풍력, 태양광 등 네트워크를 만들고 가장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특고압으로 충전소에 직접 넣을 수 있다. 이렇게 비교하면 특고압의 효율이 얼마나 큰지 알 수있다.(다음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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