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日에 칼 뽑은 韓 정부…WTO 제소 재개 결정
묵묵부답 日에 칼 뽑은 韓 정부…WTO 제소 재개 결정
  • 서무열 기자
  • 승인 2020.06.02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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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규제 사유 해소불구, 日 규제해결 의지 없어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 관련 韓 대법원 판결 후 대응
日 정부,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등 보복 검토 할 듯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철화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온 일본을 향해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한것이다.

대화를 통한 해결이 무산되면서 한일갈등은 더욱 '강 대 강' 대치로 흐를 전망이다. 일본발 수출규제 원인이 된 강제징용 배상 문제도 양국간 이견이 여전한 상태라 출구도 뚜렷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우리 정부는 작년 12월22일에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에 대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제시했던 수출규제 사유를 모두 해소했음에도 일본의 문제해결 의지가 없다는 이유 를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WTO 제소 절차를 진행하다가 한·일 양자협의 과정에서 잠시 중단했다. '대화를 통한 해결' 차원에서 정부는 그동안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을 일본 측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본이 행동에 나서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자, 지난달엔 '5월 말' 시한을 새롭게 제시했다.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는 최후 통첩이었다. 일본이 여기에 끝까지 답변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결국 WTO 제소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래픽=뉴스1)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지난해 7월 처음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핵심소재(EUV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수출길을 막고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명단)에서도 배제하며 거세계 압박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명분으로 양국 신뢰관계 훼손, 핵심소재가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가능성,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 등의 이류를 들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현재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수출규제 문제와 별개로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 등 전범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법원 배상판결 이행을 위한 자산 매각명령을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일본이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 요구에 끝까지 침묵한 것은 한국 내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꺼낸 근본 원인이 강제징용 판결에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선 한·일 갈등 출구를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일 간에는 외교 국장급 협의를 정례적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 차만 확인하고 있는 수준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기업 자산 매각명령이 (법원에서) 연내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때까지는 한일간 긴장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자산 현금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한일관계는 다시 위기혹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소송 피고 기업의 자산이 강제 매각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측 자산 압류와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등의 다양한 보복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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