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 불발, 아시아나 매각에 불똥...고민 깊어진 HDC현산, 인수 포기?
이스타항공 M&A 불발, 아시아나 매각에 불똥...고민 깊어진 HDC현산, 인수 포기?
  • 서무열 기자
  • 승인 2020.07.23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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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끝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영향
산업은행, 모든 부분 열어놓고 검토 중
HDC현산, 다음달 중 거래 무산 선언(?)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 위해 못 박은 선결조건 해소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가 뭠춰서 있다. 2020.7.14(사진=뉴스1)/한국관세신문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를 해제하면서 항공업계 첫 인수합병(M&A)이 끝내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단기간 내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플랜B(차선책)' 가동에 무게를 둬야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23일 공시를 통해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SPA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날 인수 포기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이스타홀딩스가 SPA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해지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제주항공을 직접 만나 중재해 왔지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갖고 있는 체불임금, 유류비, 운영비 등 미지급금을 먼저 해결해야 인수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업계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 무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만나고, 정부도 측면 지원에 나섰지만 교착상태다. 이달 초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기업결합승인 절차가 마무리 됐으나 HDC현산은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HDC현산이 사업 확장보다 불확실성 제거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와 재무제표의 신뢰성 문제마저 제기하며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점토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매각 완료를 바라는 산은 입장에선 HDC현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특혜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내 첫 항공사 간 M&A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백지화 된다면 아무래도 HDC현산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황 부진마저 겹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채권단이 플랜B에도 무게를 두고 대응해야 할 시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권단도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두고 차선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권단은 앞으로 3주 안에 매각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HDC현산이 별다른 의지를 표명하지 않으면 다음달 중 거래 무산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달 1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에 대해 "M&A 과정에서 대비책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이나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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