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부·장 수출 규제 1년, 손익계산서....日 생채기 더 커?
日 소·부·장 수출 규제 1년, 손익계산서....日 생채기 더 커?
  • 서무열 기자
  • 승인 2020.08.07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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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日 수출·입 마이너스...전체 비중은 '안정적'
韓 반도체 안정적...日, 식품·자동차·관광 침체
韓, 소·부·장 개발 가속..."日, 더 큰 경쟁 직면"

 

일본 의류기업 유니클로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2020.7.28/한국관세신문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한·일 간 무역분쟁이 격해진 후 1년이 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산업이 피해를 입을 거란 우려에도 예상을 깨고 산업 측면에서 한국이 잃은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교역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면, 무역보복을 시작한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한 일부 품목 수출에서 죽을 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수출 마이너스 행진...알고보니 수출비중은 '안정적'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년 동기 대비 대일 수출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통틀어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올 들어선 9.9%를 기록한 3월을 제외하곤 1월(-7.0%), 2월(-1.3%), 4월(-12.8%), 5월(-30.1%), 6월(-17.7%), 7월(-21.50%)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냈다.

수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9%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3월(1.7%)을 빼면 1월(-21.9%), 2월(-0.9%), 4월(-13.9%), 5월(-16.5%), 6월(-8.0%), 7월(-9.2%) 등과 같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해 7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오랜 기간 무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입·수출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10%와 5%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대일 교역만 놓고 보면 상당히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다.

(자료=옥스퍼드 이코노믹스, 헤이버 애널리틱스)/한국관세신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19년 하반기부터 양국 간 교역이 더욱 위축된 이유는 분쟁 영향이라기 보다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외부의 악화된 환경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 호황...일본 식품·자동차·관광 산업 와르르

당초 일본 의도와는 다르게 한국 반도체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던 한국 반도체 부문은 현재까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한국 반도체 생산은 올해 상반기 증가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재택 근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불화수소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주로 중국과 대만에서 데체 공급품을 모색했다"며 "한국 불화수소 수입에서 일본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중국 점유율은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일부 산업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보이콧 역풍을 맞았다. 2019년 상반기 의약품을 제외한 화학약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으나, 같은 해 하반기에는 15% 감소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을 지속적으로 보이콧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품, 자동차 등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지난 2017~2018년 한국인은 일본 전체 관광객의 약 4부의 1을 차지했지만, 2019년 하반기에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양국 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에 있는 일본의 소재 기업에 있어선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료=옥스퍼드 이코노믹스, 헤이버 애널리틱스)/한국관세신문

한국, 소재·부품·장비 개발 가속화..."일본, 더 큰 경쟁 직면"

최근 들어선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한 청산 절차가 시작되며 한·일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양국의 경제적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의 경제적 손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7년간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매년 1조원 이상씩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소재·부품·장비 필수관리품목도 기존 100개에서 338개로 늘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이 소재·부품·장비 부문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일본은 더욱 큰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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