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猛獸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
[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猛獸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09.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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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猛 獸
*사나울 맹(犬-11, 3급)
*짐승 수(犬-19, 3급)

‘조련사는 맹수를 애완동물처럼 쉽게 다루었다.’의 ‘맹수’를 한자로 ‘猛獸’라 쓸 줄 알아도 그 속에 담긴 뜻을 알지 못하면 헛일이다. 속을 하나하나 파헤쳐 보자.

猛자는 ‘사나운 개’(fierce dog)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개 견’(犬)이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孟(맏 맹)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후에 ‘사납다’(fierce) ‘용감하다’(brave) ‘엄하다’(stric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獸자가 원래는 커다란 포크 모양의 무기나 수렵 도구를 뜻하는 單(단)과 개 견(犬)이 합쳐진 것이었다. 들짐승을 ‘사냥하다’(hunt)가 본래 의미였다.

‘입 구’(口)가 추가로 들어간 것은 고함을 지르며 짐승을 따라잡기 위해 쫓아가는 사냥꾼을 상징하는 것이다. 후에 본뜻은 狩(사냥 수)가 대신하게 됐고, 이것은 오로지 ‘짐승’(beast)을 뜻하는 것으로 쓰였다.

猛獸(맹:수)는 ‘사나운[猛] 짐승[獸]’을 이른다. 맹수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 그래서 이런 명언이 나왔다.

“힘센 짐승은 무리를 짓지 아니하고, 날쌘 새들은 쌍으로 날지 아니한다.”
(猛獸不群, 鷙鳥不雙 - ‘淮南子’)
*鷙: 맹금(猛禽) 지.

 

(본지는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칼럼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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