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疾風, ‘빠른[疾] 바람[風]’
[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疾風, ‘빠른[疾] 바람[風]’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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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이 이제 얼마 남았느뇨?
번개 치듯 흐르니 놀랍도다!”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疾 風
*빠를 질(疒-10, 3급)
*바람 풍(風-9, 6급)

‘몹시 빠르고 거세게 부는 바람’을 일러 ‘질풍’이라고 하는 까닭을 알자면 ‘疾風’의 속뜻을 속 시원히 파헤쳐 봐야...

疾자가 본래는 화살[矢]에 맞은 사람[大]의 모습을 통하여 ‘다치다’(be wounded)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후에 ‘大’(어른 대)가 疒(앓을 녁)으로 대체됐고, ‘고통’(pain) ‘나쁜 버릇’(a bad habi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빠르다’(quick)는 뜻으로도 쓰이게 된 것은 그 화살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風자는 凡(범)과 虫(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凡(범)은 발음요소였다. ‘벌레 충’(虫)이 의미 요소로 쓰인 것에 대하여는 정설이 없다. 주로 ‘바람’(a wind)을 뜻하는 것으로 쓰이며, ‘습속’(customs) ‘기세’(spirit) ‘경치’(a scene) ‘모습’(looks)을 나타내기도 한다.

疾風은 ‘빠른[疾] 바람[風]’이 속뜻이다. 일찍이 도연명(352-427)이 ‘술 한 잔 기울이며’(飮酒)란 제목의 시를 쓰면서 제3연에서 이렇게 탄식하였다.

“일생이 이제 얼마 남았느뇨? 번개 치듯 흐르니 놀랍도다!”

一生復能幾, 倏如流電驚  - 陶淵明

*倏(숙): 개가 빨리 내닫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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