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午後(오후), 정오(正午) 이후(以後) 밤 열두 시까지의 시간
[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午後(오후), 정오(正午) 이후(以後) 밤 열두 시까지의 시간
  • 한국관세신문 시선팀
  • 승인 2023.04.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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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午 後
*낮 오(十-4, 7급) 
*뒤 후(彳-9, 7급)

해와 달이 아무리 밝아도 ○○을 다 비출 수는 없다. 공란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먼저 ‘午後’란 두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午자의 원형은 절구를 찧을 때 쓰는 공이 모양을 본뜬 것으로 ‘공이’(a pestle)가 본래 의미인데, 이것이 12지(支)의 일곱 번째 것으로도 활용되었다. 11시에서 13시까지를 午時(오:시)라 하고, 그 이전은 午前, 그 이후는 午後라 했다. 그래서 午가 ‘낮’(the daytime)이란 뜻을 나타내게 됐다.

後자는 ‘길’을 뜻하는 彳(척), ‘발’을 뜻하는 夂(치), ‘작다’는 뜻인 幺(요)가 합쳐진 것이다. 작은 발걸음으로는 남들보다 뒤떨어지게 마련이었기에, ‘뒤’(after) ‘뒤떨어지다’(fall behind)라는 뜻을 그렇게 나타낸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午後(오:후)는 ‘정오(正午) 이후(以後) 밤 열두 시까지의 시간’을 이른다. 서한(西漢) 황족으로 회남왕을 지낸 유안(劉安)과 그의 문객(門客)들이 함께 쓴 철학서 ‘회남자’에 명언이 참 많다. 그 가운데 하나를 아래에 옮겨 본다. 맨 앞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겠다. 

“해는 밤을 모르고 달은 낮을 모르니, 
 해와 달이 밝기는 하여도 
 밤낮을 다 비출 수는 없다.”
   日不知夜, 일부지야
   月不知晝, 월부지주
   日月爲明而不能兼也.
   일월위명이불능겸야
    - 淮南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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