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수출 7개월째 감소… 14개월 연속 무역적자
반도체 부진에 수출 7개월째 감소… 14개월 연속 무역적자
  • 김세라 기자
  • 승인 2023.05.02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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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2019.6.5/한국관세신
부산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 제품을 싣은 컨테이너가 대기하고 있다. / 한국관세신문

 

 반도체 경기 부진 장기화 여파로 한국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체 무역적자가 14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고 대중 무역적자도 7개월째 계속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통관기준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4.2% 줄어든 496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월간 수출 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4월 수출은 전달(551억달러)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월간 수출은 1월 464억 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데 이어 2월(501억달러), 3월(551억달러)로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이번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조업일수 감소, 지난해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63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0%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44억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폭(83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가 29.3% 줄어드는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부진했고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 주력 상품의 수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자동차(40.3%), 선박(59.2%), 일반기계(8.1%)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액은 61억6천만달러로 반도체 수출액(63억8천만달러)에 육박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리튬 가격 안정세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으로 4.4% 줄었지만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출은 85.3% 늘었다. 선박 수출은 컨테이너선 덕분에 증가세를 보였고 2021년 수주 물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되며 수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5%),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26.3%)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유럽연합(EU)(9.9%), 중동(30.7%) 등에서는 수출이 늘었는데 자동차 및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달 수출 감소는 작년 4월 수출(578억달러)이 역대 4월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었다. 또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글로벌 수요의 감소와 미-중 갈등 상황 속 공급망 및 무역 질서의 변화가 주요국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산업부는 진단했다.

 4월 수입액은 522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3.3%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액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26억2천만달러로 지난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다만 지난 1월 125억2천만달러까지 커졌던 무역적자 규모는 올해 들어 꾸준히 축소되다가 4월에는 26억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국가별 무역수지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22억7천만 달러로 적자 흐름이 작년 10월 이후 7개월째 이어졌다. 중동(56억4천만달러)을 제외하면 개별 국가 중 가장 큰 적자 규모다. 다만 미국(36억6천만달러), 아세안(23억7천만달러), 베트남(19억2천만달러) 등 국가·지역에서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져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즉각 수출 증대 효과를 낼 수 있게 유망 품목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이차전지 등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등 정책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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