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수출이 11개월째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석 달 연속으로 흑자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통관기준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8.4% 줄어든 518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22.8% 감소한 510억달러였고 무역수지는 8억7천만달러 흑자였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 6월부터 흑자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의 수출 단가가 하락한 데다 작년 8월 수출이 역대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줄었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수출 감소율은 7월의 16.4%보다는 둔화했다.
반도체의 8월 수출액은 107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줄어 13개월째 감소했고 석유제품(-35%), 석유화학(-12%), 철강(-11%) 등도 부진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반도체 수출이 15% 증가해 1분기 저점 이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차전지도 관련 산업의 높은 성장세에도 세계 주요 업체의 배터리 재고 조정 등에 따른 수출 물량 축소 영향으로 8월 수출이 21.3%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29%)이 14개월 연속 늘며 역대 8월 중 1위를 달성했고 자동차부품(6%), 일반기계(8%), 선박(35%) 등 6개 품목도 수출이 늘었다.
지역별로 미국(2%), 유럽연합(EU)(3%), 중동(7%) 대상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 기계의 양호한 수출 실적에 힘입어 플러스 전환했다. 중국(-20%),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11%)은 줄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이들 지역의 중간재 수입 감소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세안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베트남 수출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대중국 수출도 감소폭이 전월보다 줄어든 -20%를 나타내며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8월 수입액은 510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8% 감소했다. 원유(-40.3%), 가스(-45.9%), 석탄(-41.6%)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42.0%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 8월 에너지 수입은 107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 등 비에너지 쉽도 15.3% 줄었다.
국가·지역별 무역수지는 미국(35억7천만달러), 아세안(29억6천만달러·베트남 25억3천만달러), 인도(10억달러) 등에서 흑자를 봤다. 반면 중동(63억5천만달러), 일본(12억9천만달러), 중국(11억9천만달러) 등에서는 적자가 났다. 대중 무역수지는 작년 10월 이후 계속 적자지만 지난 3월 이후로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도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와 반도체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며 "정부는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수출 증가율의 조기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