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 速
*이를 조(日-6, 4급)
*빠를 속(辶-11, 6급)
‘빨리! 빨리!’가 한국인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고 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 주십시오’의 ‘조속’이 뭔 말인지 알자면 ‘早速’이라 옮겨 쓴 다음에 하나하나 뜯어봐야 비로소 그 뜻을 알 수 있다.
早자가 원래는 ‘해 일’(日)과 ‘으뜸 갑’(甲)이 합쳐진 것으로 ‘이른 아침’(early morning)을 뜻하는 것이었다. 후에 甲이 十으로 간략하게 변화 됐고, ‘일찍’(early)이란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速자는 길을 가는 것이 ‘빠름’(quick)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束(묶을 속)은 발음요소다. ‘빨리’(quickly)라는 부사적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早速(조:속)은 ‘이르고도[早] 빠름[速]’을 이른다. 한자는 구조가 어렵지만 뜻을 잘 알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미국에 사는 한 동포 독자는 한자어에 쓰인 ‘한자는 한 자도 빠트리면 안 된다.’는 잠언을 댓글로 남겨 주었다.
아무튼, 아무 일이나 조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큰 화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찍이 공자께서 한 제자가 고을 수령인 읍재(邑宰)란 벼슬에 오르며 정사에 관해 묻는 말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빨리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득에 연연해하지 말라.
빨리하려다 달성하지 못하는 수가 있고,
작은 이득을 보려다 큰일을 이루지 못하는 수가 있다.”
無欲速, 無見小利.
무욕속 무견소리
欲速, 則不達;
욕속 즉부달
見小利, 則大事不成.
견소리 즉대사불성
- ‘論語’·子路篇 1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