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격화…반도체·철강·화학 등 수출산업 '비상등'
미중 무역 전쟁 격화…반도체·철강·화학 등 수출산업 '비상등'
  • 서오복 기자
  • 승인 2019.05.14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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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로 치달으면서 한국 산업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 국가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실제 부과할 경우 전자, 철강, 화학 등 수출 주력 업종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7.3% 감소한 318억달러(약 37조7300억원)에 머물렀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영향으로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8.8% 감소한 912억달러에 그치며 주춤한 영향이다. 산업계에서는 중국 대미 수출 위축이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중간재 대중 수출액은 1282억달러로 전체 대중 수출액의 79.0%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특히 한국의 대중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의 품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글로벌 수요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감소한 133억달러에 그친 가운데, 대중 메모리 수출액은 58억달러로 평균보다 많은 39.3%의 감소폭을 보였다. 전체 반도체 대중 수출액도 31.5% 줄어든 85억달러에 그쳤다.

철강의 경우 올 1분기 3.4% 감소한 9.9억달러, 화학은 6.4% 감소한 49.5억달러에 머물렀다. 정밀기기는 8.2% 줄어든 13.3억달러였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현지 내수용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경우는 영향이 제한적이겠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의 생산물량 전반이 감소하는 것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는 악재"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 중 중국에 사업장을 둔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화학기업들도 미중 무역분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화학제품을 원료로 한 각종 공산품의 대미 수출이 막히면 한국 화학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무역분쟁으로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미국의 저렴한 화학원료 수출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의 대중 화학원료 수출이 덕을 본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화학원료를 사용한 완성품의 부가가치가 더 크다는 측면에서 득실을 따지면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판매처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것이 마땅치 않다"며 "장기적으로 동남아시아, 인도 등을 새로운 수요처로 발굴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10일 오전 0시1분을 기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오는 6월1일부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의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불을 놓으며 양국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다만 미중은 인상된 관세의 실제 적용 시기를 3주 정도 뒤로 미뤄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놨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중국의 제조경기가 둔화했고,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 분야가 타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감소까지 이어졌다"며 "중국의 제조경기 둔화는 한국의 중간재 생산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쳐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중간재를 수입, 재가공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제품은 2014년 조사에서 5% 정도로 유의미하지만,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거의 없어 중국의 미국제품 보복관세에 따른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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