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공제는 '느슨한 족쇄'…50% 상속세율 그대로
가업공제는 '느슨한 족쇄'…50% 상속세율 그대로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19.06.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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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업상속지원세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10년 사후관리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업상속지원세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10년 사후관리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제공)2019.6.11/ 한국관세신문

 

정부가 중소·중견 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안을 내놨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사후관리 기간을 단축하고 고용·자산 유지 요건을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세부담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기업의 존립이 고용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당장은 필요한 제도지만 장기적으로는 명목 세율이 높은 상속세제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매출액 3000억원 미만)을 물려줄 때 가업상속 재산가액의 최대 500억원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족쇄 기간'이라고 불린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상속 후 주 업종변경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다.

 

 

 

(디자인=뉴스1) 

 

 


하지만 가업상속공제 제도 요건 완화가 근본적으로 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제 제도만 개편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세제 전반에 대한 개편을 통해 세율 자체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의 명목 최고 상속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국가마다 공제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명목 세율만 가지고 세부담을 판단할 수 없지만 상속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상속세율이 높다 보니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하나의 보완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명목 상속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벨기에 등 OECD 국가도 공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는 공제 혜택이 더 크다.

예를 들면 독일은 기업인이 직계비속에 기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율이 50%에서 30%로 인하된다. 여기에 공제 대상이 광범위하고 요건도 까다롭지 않아 독일의 가업상속공제 제도 이용건수는 연평균 1만7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2013~2017년) 연평균 이용 건수가 74건에 불과했다. 공제 대상 자체가 적고 상속인이 지켜야 할 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제 제도 확대보다는 상속세제 개편을 통한 세부담 완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속세 자체가 이중과세 논란이 있는 데다가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은 조세평등주의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준규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현재 상황에서는 필요하긴 하지만 제도를 완화하는 것은 미봉책이라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조세평등주의도 저해된다"며 "근본적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속세제 전반을 바꿔 폐지하거나, 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은 상속세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공제 제도는 실효성을 중심으로 개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상속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세제 틀 안에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한발짝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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