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반도체 공장 건설…삼성 2030 반도체 전략 수정 불가피
TSMC, 美 반도체 공장 건설…삼성 2030 반도체 전략 수정 불가피
  • 박정화
  • 승인 2020.05.16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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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리조나에 5나노 반도체 공장 건설
트럼프의 중국 압박 가속화에따른 셈법
주요 고객 겹친 삼성 추가 투자 불가피

 

TSMC 본사 전경
TSMC 본사 전경(홈피 갈무리)/한국관세신문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15조원 규모 제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자급' 의지에 응답한 것으로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성명을 통해 2021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12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5나도(nm·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이 가능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TSMC 미국 공장 건설은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에 집중하기 위한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리쇼어링을 비롯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증설·신설하는 이유는 고용 창출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경제 살리기' 방향과 맞닿아있다.

실제로 TSMC는 이날 발표를 하면서 "반도체 생태계에 1600개 첨단 전문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간접적으로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지난 2018년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원인 공방까지 이어지는 상황과 대만과 미국 간 정치적 긴장도 TSMC의 미국 내 공장 건설 결정에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글로벌 1위, 美 본토 공장 건설 결정

파운드리란 고객사가 설계한 시스템 반도체의 도면에 따라 반도체를 양산하는 위탁생산업을 의미한다.

TSMC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자다. 지난 3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TSMC의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54.1%,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9%다.

특히 TSMC의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분기 48.1%를 시작으로 2분기 49.2%, 3분기 50.5%, 4분기 52.7%까지 연속 상승해 왔다.

삼성전자와 TSMC는 나란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7nm 이하 공정이 '유일'하게 가능한 업체이고, 나란히 5나노 양산과 3나노 공정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양사 시장 점유율이 차이 나는 이유는 TSMC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내세워 위탁생산만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설계(시스템LSI)도 하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 보면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또한 기존에 유지되고 있는 생태계를 흔들 만큼 기술 격차가 없다는 점과 양사 생산능력 차이 때문에 점유율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파운드리 시장이 호황인 상황에서 양사가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공장을 가동했을 때 발생하는 격차라는 의미다.

추격하는 '2위' 삼성의 향후 행보

이러한 상황에서 인텔, 컬컴, 애플 등 주요 고객사가 있는 미국에 TSMC가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분명 달가운 일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를 넘어서기 위해 지난해 4월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테 사업에 2030년까지 133조를 투자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화성에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생산라인 'V1' 라인을 완공했다. V1라인 가동으로 2020년 말 기준 7나도 이하 제품의 생산 규모는 2019년 대비 약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파운드리 사업 전세계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자료=트렌드포스)2020.05.15/한국관세신문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사업장에 시스템LSI 소속 연구조직과 함께 파운드리 생산시설 2곳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14나노와 11나노 공정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한 양산을 원하는 고객도 존재하지만, 선단 공정·초미세 공정을 요구하는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때문에 첨단 공정을 이용한 발주를 많이 하는 미국의 대형 팹리스 고객사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에 포함됨과 동시에 생산량 자체를 늘릴 수 있다는 여러 장점 등을 누리기 위해 삼성전자도 향후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증설을 비롯해 미국에 공장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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