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IT전쟁 승부는 한국이 결정…그 이유는?
미중 IT전쟁 승부는 한국이 결정…그 이유는?
  • 김세라 기자
  • 승인 2020.06.01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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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요로 韓 기업 화웨이 납품 중단은 중국보복 불러
美産 기술 사용 제품, 제3자 판매 금지는 국제법 위배
한국, 美 규정 느슨하게 적용토록 미상무부 로비 필요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2019.10.15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2019.10.15/한국관세신문

한국이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IT 전쟁 중재에 나서면서 한국이 미·중 IT 전쟁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고 홍콩 언론 매체인 아시아타임즈가 29일 보도했다. 아시아타임즈는 이 전쟁이 잘 풀리면 삼성이 승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18일 제재 목록에 오른 화웨이 등 기업에게 반도체 칩을 판매할 때,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것이라 해도 미국 기술이나 장비가 이용된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2018년 미국이 중국의 또 다른 통신업체 중흥통신(ZTE)을 규제하자 발빠르게 대만 TSMC를 통해 자신들이 설계한 칩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한 화웨이를 겨냥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상무부가 해외에서 생산한 칩이라도 미국 기술이 들어가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반도체 제작 장비 대부분이 미국산인 TSMC는 할 수 없이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반면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은 이 조치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은 미국 장비로 만든 제품의 제3자 판매 금지는 전례가 없고 국제법에도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시아타임즈는 한국이 화웨이에 대한 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미국의 강요에 못이겨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를 따를 경우 중국이 보복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메모리 칩을 공급하는 주요 회사다. 게다가 정치적으로도 한국이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어긋나면 삼성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사업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한국 기업 등 세계 반도체 업계는 이 규정을 상무부가 유연하게 해석해 적용하도록 치열하게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설득의 결과가 미중 IT전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상무부는 대만과 한국의 화웨이에 대한 모든 칩 판매를 금지해 화웨이 사업의 상당 부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규정을 느슨하게 해주면 대만과 한국은 대량의 반도체 칩을 화웨이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미 상무부는 7월 중순에 세부 규칙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도 당장 미국 기술기업에 보복할 수 있지만 상무부의 제재 내용이 구체화될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을 따로 떼어내는 제3의 절충안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본다.

화웨이에게 있어 스마트폰 사업은 핵심사업인 통신장비 사업에 비해 수익이 낮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은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1분기에 5900만 대의 휴대폰 단말기를 판매해 세계1위이다. 화웨이는 4900만 대, 애플은 4000만 대, 샤오미는 3000만 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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