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류, 디지털화만이 정답일까?
한국 물류, 디지털화만이 정답일까?
  • 한국관세신문 편집국
  • 승인 2020.10.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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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 경쟁력 제고 위해 디지털화 중요
새로운 물류 인프라 산업에 투자 우선돼야
특수 컨테이너 활성화, 물류산업 중흥시켜

 

김민철 이사 / G-LOGIS
김민철 이사 / G-LOGIS

지난 7월 정부는 총 160조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물류산업과 관련 있는 것은 SOC 디지털화다.

여기에 발맞춰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업에 디지털과 녹색을 입힌다고 발표했다. 해양수산업에 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전 세계 25위에 머물러 있는 우리 해운물류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해 해양물류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줄인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디지털화만'이 한국 물류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일까? 물류 산업은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다. 디지털화는 투자된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원천적으로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치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머스크나 CMA-CGM 같은 글로벌 물류회사가 디지털화 할 수 있는 것도 이미 선박과 창고, 철도 등 막대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선행됐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만 가지고는 힘들다. 디지털화와 동시에 새로운 물류 인프라 산업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 져야한다. 아직 글로벌 물류회사들이 가지 않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마켓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필자는 특수 컨테이너 물류산업이 향후 큰 시장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물류의 역사는 컨테이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류에서 컨테이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나 석탄, 철광석 같은 원자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화물이 컨테이너로 운송되고 있다. 어떤 화물의 경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일반컨테이너로 운송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 대표적인 화물이 철강이다.

철강제품은 일반적으로 롤 형태로 말아서 운송이 되는 데 이를 코일이라 한다. 코일은 기본적으로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제대로 고박(固縛·lashing)을 하지 않으면 운송중 사고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 실제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반 컨테이너에 선적할 경우 집중하중으로 인해 거의 대부분 바닥이 깨지거나 컨테이너를 지탱하고 있는 빔이 휘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코일 전용 컨테이너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코일 물동량은 약 4억톤 정도이다.

이 중 컨테이너로 운송되는 것은 현재 약 200만TEU 정도로 추정 되며 기존 벌크 선박으로 운송되는 코일을 컨테이너로 전환할 경우 그 이상의 새로운 물동량이 창출될 것이다.

코일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로 인해 석탁·철광석 같은 광물과, 콩·옥수수 같은 곡물 등도 컨테이너 운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화물 역시 일반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 특수 컨테이너가 필요하다.

이 뿐만 아니라 특수 컨테이너 물류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활성화 된다면 새로운 물류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컨테이너 제조 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일반컨테이너는 제작 단가가 싼 이유로 거의 100%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특수 컨테이너는 일반 컨테이너와 다른 방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 물류산업 중흥을 위해 디지털화 뿐만 아니라 특수 컨테이너 산업의 활성화에도 관심을 갖고 여기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진행 되어야 한다.

아직 특수컨테이너 산업이 본격 활성화 되지는 않았지만 유럽이나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 중국에서는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특히 중국의 경우 수 천대의 코일 전용 컨테이너를 이미 운영중에 있다. 

우리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글로벌 선사에 물류 주도권을 내줬던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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