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 칼럼] '스마트시티', 도시를 수출하다
[오주석 칼럼] '스마트시티', 도시를 수출하다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20.11.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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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 높이는 새로운 수단 '스마트시티'
우리 신성장 동력이자 한 세대 주도했던 분야
변화에 휘둘림 없이 세계시장 주도할 수 있길

 

오주석 고려대 연구교수

한국무역협회의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대 신산업 수출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특히 특정상품에 대한 질적우위를 나타내는 ‘현시비교우위지수’의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전기·자율주행차 영역에서 주요 비교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고 한다.

통시적으로 한국 무역의 변화와 전망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생산하고 수출하는 재화가 점차 고도화·전문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수출의 성장 속도가 저하, 보호무역 정책은 변화하는 국내외 정세 변화의 적응과 대응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2000년대 전자무역 개념의 성장은 무형의 기술 교류가 수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다.

당시 한국의 전통 제조업의 첨단화, ICT 기술의 성장, 서비스 산업과 유관 기술의 융복합은 동시대 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국의 ‘유비쿼터스(Ubiquitous)도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세계적 유행어가 된 스마트시티를 논할 때 학자들은 여전히 이것의 1세대를 유비쿼터스 도시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여년 간 급속도로 관련 기술·제도·계획기법을 발전시킨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 하에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수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즉, 이제 그 도시도 우리의 수출품목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수출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건설형’으로 1970-80년대 대규모 해외 인프라 사업과 2000년대 플랜트 설비-건설사업의 수주와 실행과 포함한다.

둘째, ‘원조형’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개발 지원과 함께 민간기업 활동의 저변 확대를 꾀했던 관련 기술과 정책 수출, 즉 공공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의미한다.

셋째, ‘선도형’으로 발전된 우리의 도시계획 및 도시설계 플랫폼과 솔루션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 구분 없이 수출하기 위한 최신 전략이다.

한국전쟁 이후 불과 수십년 만에 괄목할 만한 도시화를 만들어 냈던, 그리고 스마트 기술 발전과 융복합을 건축과 도시공간에 적용했던 우리의 노력이 새로운 수출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특히 ‘선도형’으로 분류되는 정부의 올해 스마트시티 수출 계획은 그동안 해외 건설사업에 한정됐던 도시수출의 체질 개선과 국제적 패러다임의 동시 실현을 위한 치밀한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K-City Network’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정부간(G2G) 협력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의 생애주기를 사업의 범위로 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해당 사업에 도시계획의 수립과 사업타당성분석, 기술 컨설팅, 해외 유관 관계자의 초청 연수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스마트시티 기술, 시설, 서비스의 통합적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국내 스마트시티 기술의 현지화와 효율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우리의 도시, 인프라, 산업 및 주거시설 등의 계획·설계·건설, 그리고 운영·관리를 위한 정책 수요가 뒤따를 것이라는 치밀한 계산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삶의 도구로 여겨졌던 건축·도시는 시대를 넘어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되고 있다. 그리고 공공과 민간은 우리 도시와 건축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전 세계 모두가 경쟁하고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임과 동시에 우리가 1세대를 주도했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우수한 우리 도시의 기술과 정책이 어떠한 변화에도 휘둘리지 말고 의연하게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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