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범죄 범정부 대응 1년…“국경 넘어 끝까지 추적”

해외 범죄거점 원점 타격·핵심 조직원 검거로 법 집행력 강화 동남아 검거 2.5배·도피사범 송환 2.6배…캄보디아 피해신고 95.1% 감소

2026-10-22     이소영 기자
(관세청

정부가 초국가범죄에 대한 범정부 대응을 시작한 지 1년을 맞아 해외 범죄거점 타격과 핵심 조직원 검거·송환 등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과 스캠 범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2025년 10월 23일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수사·외교·사법·금융 등 국가 역량을 결집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후 2025년 12월 29일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를 출범시켰다.

현재 TF에는 외교부·법무부·금융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국가정보원·공소청·경찰청·국세청·관세청·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년간 TF를 중심으로 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고, 해외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의 거점을 직접 타격하는 한편 핵심 조직원과 해외 도피사범의 검거·송환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던 해외 도피사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정상외교까지 범정부 대응에 결합해 수사기관과 관계부처, 외교채널이 하나의 체계로 움직이는 대응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범정부 대응의 시작 이후 해외 범죄거점에 대한 현지 단속도 강화됐다. 2025년 10월 18일에는 캄보디아 내 스캠 범죄조직 가담 피의자 64명을 전세기로 강제송환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캄보디아 경찰 합동 근무 체계인 ‘코리아전담반’을 설치했다. 11월 27일에는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중국인 리광호를 검거했다.

올해 1월 23일에는 우리 국민 869명을 대상으로 약 486억원을 편취한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73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송환을 통해 해외에 범죄거점을 두더라도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끝까지 추적한다는 원칙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던 박왕열의 국내 송환도 범정부 공조의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 필리핀에 수감돼 있던 박왕열은 국내 마약 유통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으며, 정부는 TF 출범 이후 외교부·법무부·국가정보원·경찰청 등 관계기관 간 공조를 강화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박왕열의 국내 인도를 직접 요청했으며, 정상회담 약 3주 뒤인 3월 25일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후 박왕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태국 현지에서 마약공급책 최병민을 추가 검거·송환하는 등 관련 마약 유통조직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범죄조직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총책급 인물에 대한 검거·송환도 이어졌다. 정부는 국제공조를 통해 10조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의 총책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검거해 지난 7월 4일 국내로 송환했으며, 또 다른 3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의 총책급 핵심 조직원을 검거해 10월 14일 송환했다고 밝혔다.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활동 거점을 옮기는 이른바 ‘풍선효과’에도 대응했다. 캄보디아 단속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긴 한국인 스캠 조직을 현지 당국과 공조해 추적했으며, 지난 7월 23일 조직원 14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해외 법 집행 강화는 검거와 송환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2026년 1~9월 동남아 지역 검거 인원은 834명으로 전년 동기 340명보다 2.5배 증가했으며, 도피사범 송환 인원은 254명에서 655명으로 2.6배 늘었다.

국민 피해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캄보디아 스캠 관련 납치·감금 등 피해신고는 386건에서 19건으로 95.1%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건수도 1만8,746건에서 9,333건으로 50.2% 줄었으며, 피해액은 9,867억원에서 4,196억원으로 57.5% 감소했다.

마약류의 국내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관계기관 공조도 강화됐다. 정부는 5개 우편집중국에 2차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관계부처 간 협업을 추진했으며, 올해 1~9월 총 1,339kg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내 반입 목적의 적발 건만을 기준으로 하면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초국가범죄 대응 1주년을 계기로 해외 범죄거점 원점 타격, 총책·핵심 조직원 검거 및 신속 송환, 범죄수익 추적·동결·환수, 피해자 구조·보호, 주요국과의 국제공조를 연계해 범죄조직의 인적·물적 기반을 무력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제도 정비도 이어간다.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금융위원회의 ‘신종피싱 의심계좌 거래정지 제도’를 통해 범죄자금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고 있으며, 8월에는 법무부의 ‘독립몰수제’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TF를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초국가범죄가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며 엄정한 대응을 주문하고,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는 사실을 동남아 현지에도 적극 알릴 것을 지시한 바 있다고 정부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년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초국가범죄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시간이었다”며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공조를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초국가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