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CJ대한통운 규탄..."사과·개선책 내놔라"

올해 과로사한 택배기사 10명 중 5명 CJ대통 유족 보상 지급 및 장시간 분류작업 개선 요구

2020-10-17     박정화 기자

 

배송업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7일 오후 4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참가 인원을 제한한 채 진행됐다.

집회장소에는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을 상징하는 관과 영정이 놓였고, 집회 참가자들은 모두 추모를 의미하는 흰 장갑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고(故) 김원종씨 부친 김모씨(80)는 '아들이 식사도 하지 못하고 하루 14시간씩 뛰어다니며 일을 했다"며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외쳤다. 이어 "우리 아들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과로사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원종씨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업무를 하던 중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대책위는 김씨가 매일 오전 6시30분 출근해 밤 9시~10시쯤 퇴근했으며, 하루 평균 400여건의 택배 물량을 배송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대책위는 올해 코로나 확산 등으로 물류량이 늘어나면서 과로로 인해 택배노동자 10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책위는 "CJ대한통운의 곳간에 쌓여가는 돈다발은 다름 아닌 사망한 노동자들의 목숨값이었다"며 "CJ대한통운은 돌아가신 고인들에 대한 사과나 보상은커녕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위는 CJ대한통운 측에 △전 국민 앞에서 사죄 △유족에 대한 보상 지급 △장시간 분류작업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더불어 대책위는 정부에도 CJ대한통운 관계자들을 처벌하고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규정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과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