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규의 물류 이야기) 물류혁신을 위한 제언…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를 봐야
(민병규의 물류 이야기) 물류혁신을 위한 제언…부분 최적화가 아닌 전체를 봐야
  • 한국관세신문
  • 승인 2019.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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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형화, 표준화, 계획화, ...’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왜’라는 질문을 5번 정도 하면 물류혁신의 길 열릴 것
민병규 용인대 물류학과 교수(전 한솔로지스틱스 대표)
민병규 용인대 물류학과 교수(전 한솔로지스틱스 대표)

 

과거에는 물류가 기능적 측면에 치중돼 생산과 판매의 부수적 업무로 간주돼 왔다. 

그러다가 1980년대 말 국내에 물류라는 용어가 도입되면서 기업의 제3의 이익원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경영진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SCM 개념까지 접목되고 기업환경이 E-BIZ화 되면서 '물류의 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물류혁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 LG, CJ, 한솔 등 물류 일등 기업들은 물류서비스 경쟁력과 더불어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중소·중견 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물류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 왜 물류혁신이 잘 안될까?

첫째, 남 탓하기 쉬운 물류의 비독립적 특성과 시스템적 성격 때문이다. 최근에는 SCM 개념이 도입되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지만, 문제가 터지면 물류 현장에서는 생산·물류·판매가 네 탓 공방으로 서로 책임 전가하기에 바쁘다.

둘째, 물류의 Trade-off 특성과 이에 따른 눈속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물류관리 때문이다

사실 물류를 부분 최적 관점의 혁신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쉬운 것이 물류혁신 분야다. 또한 혁신된 것처럼 눈속임을 하기 쉬운 곳도 물류혁신 분야다. 반면 많은 회사들이 아직도 이 눈속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물류 간접비용 및 내부지불비용까지 포함한 '물류코스트 관리체제'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눈속임의 대표적인, 극단적 사례를 들어보자.

"계속적인 재고비용 증가에 고민하고 있던 모회사는 재고관리 주체를 자금부서에 맡겼다. 이에 자금부서장은 재고관리의 기본을 무시하고 오로지 돈 관리를 통해 재고비용만 줄이겠다는 부분 최적의 마인드로 접근했다. 원료수입 시 원료를 싣고 온 선박이 국내 부두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부서에서 일방적으로 수립한 재고비용 목표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느라 목표수준을 초과하면 L/C 개설을 못하게 했다.

이에 수입된 원료는 재고자산으로 기표되지 않아 장부상 재고금리는 개선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배에서 원료를 내리지 못해 발생되는 '체화료'는 재고금리 이상으로 발생되었으나 '제조원가의 기타비용'으로 계리되어 또 다른 제조원가 상승을 초래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셋째, 최적화·물류서비스의 개념 등 물류 본질의 이해 부족과 물류혁신의 목표, 목적에 대한 상하수평 간 공감대 부족 때문이다.

최적화는 최고, 최대의 개념과는 달리 구성요소 중 일부가 (-)효과가 발생되더라도, 또는 (-)효과가 발생되기 때문에 다른 구성요소가 더욱 (+)효과가 나는 개념인데 총론적으로는 이해하면서 각론에 들어가서는 이해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물류에서의 서비스개념은 청결·친절 등 이미지 관련 서비스와 주문마감시간·최저주문롯트·주문-납품 리드타임의 물류 본질 서비스로 구분되는데, 이 두 가지 서비스개념이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되면서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과다 물류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물론 이미지 관련 서비스는 회사의 능력이 되는 한 그 수준을 높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나 물류 본질의 속성을 가진 서비스는 회사의 현 능력, 경쟁사와의 비교 우열, 고객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서비스 수준을 전략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물류혁신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첫째, 물류혁신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물류의 비독립적 특성에 따라 물류부서 외 타 부서의 협조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물류혁신 성공의 70~80%를 좌우한다. 따라서 최고 경영자의 물류혁신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이끌어 내어 전 조직의 물류혁신에 대한 전폭적인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혁신의 해답이 있다.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적 마인드로 추진해야 한다. 물류는 고도의 이론을 추구하는 학문적 분야가 아니고 실행 분야이기 때문에 평범한 인재라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만 있으면 무리한 도전목표라 여겨지는 것도 무난히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셋째, 혁신테마는 ‘즉시 효과나는 테마’와 ‘중장기 테마’를 병행해야 한다. 물류혁신은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있으면 쉽게 혁신될 수 있는 테마가 있는가 하면 시간과 환경변화가 있어야만 혁신 효과가 나는 테마가 있다

넷째, 시작은 Top Down방식으로 해야 한다.

물류업무는 거의 누구나, 심지어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도 할 수 있다. 물류의 문제는 얼만큼 더 잘 할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가 아니다. 또한 물류 현장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변화을 싫어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해, 하는 것 그 자체에 만족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외부 자극 없이 자생적으로 혁신하기가 어려운 분야라 할 수 있다

보통 무엇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단순화하고 안 되는 이유를 5why 즉 '왜'라는 질문을 5번 정도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한다.

물류에서는 어떻게 하면 ‘대형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표준화, 계획화, 평준화, 정보화, 기계화 할수 있을까’라는 6가지 방법론을 5why 기법과 접목하여 위 네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면서 추진한다면 물류혁신의 길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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