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局量(국량), ‘남의 형편[局]을 잘 헤아려[量] 줌’
[전광진의 속뜻풀이 漢字] 局量(국량), ‘남의 형편[局]을 잘 헤아려[量] 줌’
  • 한국관세신문 시선팀
  • 승인 202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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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局 量
*판 국(尸-7획, 5급) 
*헤아릴 량(里-12획, 5급)

말은 아무리 잘해 봤자, 오래가지 못한다. 시간적 제약과 공간적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은 오래 가고 멀리 간다. 글을 잘 쓰자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局量’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局자는 ‘법도 측’(尺)과 ‘입 구’(口)가 조합된 것이었는데, 전체적인 배치와 균형감을 위해서 尺의 모양이 약간 달라졌다. ‘소견이 좁다’(narrow-minded)가 본뜻인데, ‘구획’(a section) ‘판국’(a situation) ‘재간’(ability) 등으로도 쓰인다.

量자를 ‘旦(단) + 里(리)’ 또는 ‘曰(왈) + 一(일) + 里(리)’의 구조로 보기 쉬운데 그렇게 해서는 바른 뜻을 구할 수 없다. 이 글자의 원형은 ‘재다’(measur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자루에 담아 분량을 재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헤아리다’(consider; think over) ‘분량’(a quantity; an amount)같은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局量은 ‘남의 형편[局]을 잘 헤아려[量] 줌’이 속뜻인데, ‘남의 잘못 따위를 잘 이해하고 감싸주며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 정의한다. 속뜻을 알고 보면 어렵고 장황한 정의가 잘 이해되는 특성이 있다. 

맨 앞 문제에 관련한 답을 찾아 보았다. 중국 송나라 때 글을 잘쓰기로 소문난 구양수(歐陽修 1007-1072)가 남긴 다음 명언이 있어 아래에 옮겨 본다. 글쓰기에 관한 천고에 불변하는 명언이다. 

“글을 잘 짓자면, 
 많이 보아야 하고, 
 많이 지어야 하고, 
 많이 여쭤야 한다.”
  爲文有三多;
  위문유삼다 
  看多, 
  간다
  做多,
  주다 
  商量多.
  상량다
   - 歐陽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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