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간 무역전쟁...우리의 필생 전략은?
트럼프·시진핑 간 무역전쟁...우리의 필생 전략은?
  • 서오복 기자
  • 승인 2019.06.08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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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중국과 현존 최강 미국 간 갈등은 필연적인 결과
양 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대한민국 운명은 바람앞의 등불
서오복 본지 발행인 
서오복 본지 발행인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보고 이렇게 설파했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중국, 이를 묵과할 수 없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같은 '무력 충돌'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향후 10년간 5G통신 관련 전후방(Contents/Service, Platform, Networks, Devices)시장(이하 5G시장)을 점령하는 국가가 세계를 호령할 가능성이 크다.

분석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KT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5G시장 규모는 1조 달러(약 1200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387억달러(약 34조 7000억원) 정도나 된다. 

한편 퀄컴 분석에 따르면 2035년에는 전 세계 5G시장 규모가 무려 12조 3000억 달러로 성장한다. 매년 이 돈을 쓸어담는 국가가 21세기 중반부터 전세계 패권을 쥐게 될 것이다.  

그 시작은 바로 5G 통신 장비에서부터다. 통신 시장은 '장비->단말기->서비스' 선순환 구조다. 네트워크장비로 시장을 선점하고 장비에 최적화된 단말기를 적기에 시장에 공급하면 소비자는 시장에 우선 깔린 단말기를 사용하게 된다.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 28%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중국 화웨이다. 또 다른 업체, ZTE(13%)까지 합치면 중국업체가 전세계 5G 통신장비시장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통신회사들은 왜 중국의 5G통신네트워크 장비를 선호하는 것일까?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기때문이다. 실제로 화웨이가 만든 장비는 경쟁 제품과 비교할 때 가격은 20~30% 싸고, 품질은 더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5G시장 및 세계 5G통신장비시장 점유율 그리고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5G통신네트워크장비 비교(자료=한겨레신문자료 재사용) / 한국관세신문  

 

최근 몇 년간 중국 장비업체의 성장세는 두드러 진다. 2015년 당시 세계 5G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에릭슨(스웨덴) 33%, 노키아(핀란드) 29%, 화웨이(중국) 24%, ZTE(중국) 7%, 삼성전자가 3%를 각 각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18년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다. 화웨이는 기존 24%에서 28%로 성장해 1위로 등극했고, ZTE는 기존 7%에서 13%로 뛰어 올랐다. 3년 만에 무려 6%나 시장 점유율을 늘린 것이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잃은 점유율을 중국 업체 화웨이와 ZTE 각 각 흡수했다. 북유럽 업체를 재물로 삼아 성장한 것이다. 

중국은 5G 통신장비로 전세계 디지털 시장을 선점한 후 자국의 빅4 단말기 회사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가 이미 준비한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을 적시에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만 하면 된다.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챙겨왔던 애플 인텔 같은 미국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의 삼성폰도 그 타격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에 더하여 중국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곳이 그의 외교정책과 군사정책이다. 

중국은 미국이 펼치고 있는 '중국봉쇄 전략'과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진주목걸이전략'과 '일대일로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오래전 부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2차대전 종전 직후부터 여러 주변국들과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중국은 군사적으로도 초일류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포위전략'과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 / 한국관세신문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분쟁으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오래 전부터 첨예한 갈등을 불러 일으켜 왔다.

최근에는 남중국해를 확실하게 영향권하에 두기 위해 무인도(스트래들리 군도, 중국명 난사군도)에 활주로를 만들고 군용기를 배치했다. 남중국해에서 유전을 개발하는 나라를 쫓아냈다. 이대로라면 남중국해를 지나는 한국의 해상물동량은 중국의 통제를 받는다. 동남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오가는 거의 모든 물동량이 대상이다.

 

남중국해 영토분쟁 지역 / 한국관세신문 

 

이와 같은일련의 긴장속 양국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초 시진핑이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들고나온 전략이 '신대국론'이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지 않을 테니 서로 '윈-윈' 하면서 잘지내 보자"는 뜻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시진핑의 이런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전가의 보도'를 빼들었다. 미국이 5월 10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약 236조원)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해 보복관세 25%를 부과하며 맞불을 놨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그렇게 무역전쟁의 서막을 열어 제낀 것이다.   

이미 1년 전 2018년 초부터 트럼프는 화웨이 봉쇄작전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는 전세계 국가들에게 '반(反)화웨이 동맹'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일본이 가장 먼저 꼬리를 흔들며 화답했고 영국과 호주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선제공격에 시진핑이 다급해 졌다. 지난 6일(현지 시간)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이 푸틴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그간 미국 독주와 트럼프에 앙금이 있던 푸틴도 기꺼이 시진핑 요청에 응했다. 트럼프의 '반(反)화웨이동맹'에 맞선 '5G동맹'이 맺어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지난 2016년 미 대선 개입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 그리 화웨이와 관세 등으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의 상황이 자석처럼 서로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반화웨이 동맹'에 맞서 '5G동맹'을 체결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편 시진핑이 러시아로 출발하기 바로 전, 6월 4일 중국 외교부는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이에 맞서 바로 다음 날 6월 5일, 주한 미국 해리 해리스 대사가 국내 IT업체를 초청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화웨이)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반(反)화웨이동맹'에 한국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이런 노골적인 요청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은 LG 유프러스다. 유플러스가 사용하고 있는 화웨이 장비는 자사 전체 장비의 10%도 안된다. 국내 통신 3사 통털어 화웨이 장비 사용액수는 연간 5000억 정도다.

반대로 화웨이가 한국 기업들에게 사간 부품은 106억5000만 달러(약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화웨이가 지난해 전세계 1만3000천개 공급처에서 사들인 7000억 달로(약 82조6000억원) 어치 부품 가운데, 미국 기업에 지출한 110억 달러(약 13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전체 금액의 6.1%에 달한다.

만약 한국이 미국 요구대로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LG 유플러스 뿐만아니라 중국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나아가 한국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노골적인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당장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동맹간 신뢰가 깨져 안보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달 말, 세계 20개국 정상들이 일본 오사카에 집결한다. G20 회의가 오사카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G20 정회의에 맞춰 방한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미국 중심의 대중포위망 대열에서 한국은 빠지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떠오르는 중국과 이를 밟으려는 미국 간의 갈등이 이번 오사카 G20정상회의장에서 조우, 어떤 식으로든 진전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하버대 그래이엄 앨리슨 교수는 지난 500년간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기존 지배세력을 위협했던 16번의 사례를 분석했는데, 이중 12번이 실제 전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제·외교·안보가 위기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외교기밀 누설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풍전등화 상황에서 벌인 이적행위라 할 수 있다. 사리사욕에서 비롯된 저급한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맞춰 일본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 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볼턴 보좌관에게 검토해 보도록 하겠으나, 가더라도 귀로에나 가능할 것이다"고 답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구걸 외교'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것이다.

부상하는 중국에는 무역과 경제를 의존하고 있고, 미국에는 안보를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소국 대한민국을 보전하기 위한 필생 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일수록 여·야, 좌·우를 막론하고 당리당략을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우선하는 정책과 정치인의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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