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선 회장 “해외에 살아도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뿌리 잊지 말아야”
정정태 총영사·주요 교민단체 참석…손인선 회장 “선열의 희생 기억해야”
[정도현 기자 | 호치민·하노이]
제71회 현충일을 맞아 베트남 호치민 한인사회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추념식을 거행했다.
6일 오전 10시, 호치민 한인회관 2층 강당에서 호치민 한인회 주최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정태 주호치민 대한민국 총영사를 비롯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호치민지회 황인호 회장,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 김정민 회장, 호치민한인여성회 김춘숙 회장,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베트남지회 주옥자 회장, 호치민 한베가족협회 윤영석 회장, 재베트남 대한체육회 박희영 회장 등 주요 교민단체 관계자와 대한민국 국가유공자 베트남협의회 회원(조의권 회장은 한국출장으로 불참), 일반 교민들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과 전몰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토요일 휴무일임에도 행사장을 찾은 교민들은 태극기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조국을 떠나 베트남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 추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추모 제단 앞에서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손인선 베트남 한인회 총연합회장은 추념사에서 “대한민국은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며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다”라며 “일제강점기의 아픔 속에서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참전용사들, 그리고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 온 모든 분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베트남 한인사회의 역사적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은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고 있다”라며 “반세기 전 이 땅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참전했던 수많은 장병의 헌신과 희생 또한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충일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날이 아니라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하는 날”이라며 “베트남 한인사회도 조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계승하고, 미래세대에게 나라사랑의 정신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은 해외 한인사회에서 국가기념일이 갖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한인사회는 현지에서의 경제활동과 생활 기반이 탄탄해지면서 다양한 단체와 모임으로 확장해 왔다. 그러나 그럴수록 현충일과 같은 국가적 추모 행사는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공동체 의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손인선 회장은 행사 직후 일부 교민단체가 같은 시간대에 골프대회 등 별도 행사를 진행하며 한인회 주최 국가 추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 회장은 “해외에 살수록 국가와 공동체의 의미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향후 주요 국가기념일 행사에는 더 많은 교민단체가 뜻을 모아 동참해 주기를 당부했다.
호치민 한인사회 관계자는 “현충일 추념식은 단순한 의전 행사가 아니라, 해외 동포사회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희생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라며 “다음 세대에게도 이러한 국가적 기억을 자연스럽게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한국 현대사와도 깊은 인연을 가진 나라다. 그 땅에서 살아가는 한인사회가 현충일을 기리는 일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과 해외 동포사회의 책임을 함께 돌아보게 한다. 이날 호치민 한인회관에 울려 퍼진 묵념의 시간은 그래서 더 무거웠고, 더 장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