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제36회 관세사시험(2차) 부정 출제 의혹...특정 학원과 출제교수 간 유착?
[탐사보도] 제36회 관세사시험(2차) 부정 출제 의혹...특정 학원과 출제교수 간 유착?
  • 서무열 기자
  • 승인 2020.07.20 01:3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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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감독 소홀 관세청과 산인공단 책임 커
관세평가 4문제, 특정 학원 모의고사 그대로
심판청구에 산인공단 측 "불합격 불복" 반응
계류중 형사소송 '업무방해죄'로 축소 처리

 

문제발생 원인은 관세청의 관리감독 소홀

지난 2019년 6월 22일 실시한 제36회 2차 관세시험 결과 불합격 통보받은 수험생 일부가 2차 관세사시험 출제 및 채점 오류를 지적하면서 관세사 2차시험문제 출제 의혹이 불거졌다.

올 6월 27일 실시한 1차시험 발표를 코 앞(7월 22일)에 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지난해 불거진 36회 2차시험문제 부정 출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관세사시험 공정성에 대한 의심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관세사시험의 공정성 이슈를 제기한 것은 특정 학원과 출제위원 간 유착 의혹인데, 이 의혹도 풀리지 않은 채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주무관청인 관세청과 위탁수행 기관인 산업인력공단의 무책임하고 방임적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관세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본 이슈에 대한 관세청과 산업인력공단의 지금까지의 공식 입장은 "진행중인 행정심판과 형사소송 결과를 보고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 전부다.

지난해 6월22일 2차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 중 약 30여명은 개별적, 또는 대리인을 선임해 현재 행점심판청구와 형사소송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서울 동부지검에 각각 제기해둔 상태다.

 

'출제위원 교수와 공동 출제'...특정 학원 웹사이트 내 홍보

특정 학원 웹사이트에 게재돼 있는 2019년 관세사 자격시험 대비 홍보내용 화면 캡쳐.(2020.7.20)/한국관세신문
특정 학원 웹사이트에 게재돼 있는 2019년 관세사 자격시험 대비 홍보내용 화면 캡쳐.(2020.7.20)/한국관세신문

특정 학원과 출제위원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관세평가 시험 80% 이상(80점)을 특정 학원문제와 유사한 문제로 채웠다. 심지어 오타 수정도 없이 그대로 출제한 문제도 있다.

2차시험 관세평가 과목은 전체 6문제 중 4문제를 특정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그대로 출제했는데도 "문제가 좋아서 갖다쓴 것일 뿐 유착관계는 없다"는 출제 교수 측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구석이 많다. 

더욱이 출제교수와 해당 학원장이 모 대학 무역학과 대학원 사제지간이라는 사실은 이들 간의 유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정황이다.   

 

2차 관세사시험 문제, 특정 학원 모의고사 문제와 얼마나 유사하길래

관세율표 및 상품학 2번 문제와 관세평가 1~4번 문제는 보기 순서만 다를 뿐 특정 학원 2017년~2019년 모의고사 문제와 출제 의도가 동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정 학원에서 출판해 수강생들에게 제공한 제36회 관세사시험 합격수기 내용 중 일부(2019년 제36회 2차관세사 시험 응시자 제공)/한국관세신문 

관세평가문제 1번은 특정 학원 2017년 제15회 모의고사 문제와 출제의도가 같다. 또한 우리나라 구매자와 미국 판매자, '산업자동화설비' 수입품목 등 제시된 거래상황과 구체적인 수치까지 동일해, 동일한 문제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관세평가 2번문제는 특정 학원 2018년 제14회 모의고사와 출제의도가 유사하고, '반도체 노광장비에 장착돼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의 특수소모성자재'라는 수입품목과, 관세법 제33조에 의한 제4방법을 적용하기로 한 상황 등 구체적 수치까지 모두 동일해 역시 같은 문제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2019년 제36회 2차관세사시험 관세평가 2번 문제(특정 학원 2018년 제14회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한국관세신문

특히 2번문제의 소문항 (2)번은 해당 수입물품에 적용할 과세가격을 산정하는 문제로서 조건에 따라선 '2544만원'이 정답일 수도 있는데, 특정 학원에서는 3000만원을 정답으로 제시했다는 의견이 있다. 

때문에 특정 학원에서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본 수험생들이 답으로 쓴 3000만원 만을 정답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 본지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산업인력공단에 '과목별 출제위원 명단과 채점표'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지만 '비공개 정보 대상'이라 "공개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더욱이 관세평가 3번문제는 특정 학원 2018년 제4회 모의고사와 똑같은 문제라고 의심 받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학원에서 문제를 출제할 때 실수한 오타까지 수정 없이 그대로 출제됐기 때문이다.

2019년 제36회 2차관세사시험 관세평가 3번문제(특정 학원 2018년 제4회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한국관세신문 

즉 "미국에 소재한 판매자 A는 화학실험실에서 사용되는 교육·실험용 기자재를 '수입'(←수출)하면서 우리나라의 구매자 B에게 프로모션 행사 차원에서 Price List 대비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하였다"는 문맥을 살펴보면 미국 판매자 A는 우리나라 구매자 B에게 '수출'하는 상황이어서 '수출'을 '수입'으로 잘못 기재한 것이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관세사 위상 추락과 직결

노량진에 있는 한 관세사시험 학원에서 만난 수험생이 토해낸 울분은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를 잘 말해준다. 이 수험생은 지난해 12월 대리인을 통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수험생들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죽어라 공부해 실력만 키우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고 특정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운영돼왔다는 것에 분통이 터집니다." 

이 수험생은 위에서 언급한 관세평가 2번문제 소문항 (2)번, 과세가격 산정 문제의 답으로 '2544만원'을 썼는데 0점 받았다는 것이다. 학원에서 선생님들과 다시 풀어보면 2544만원도 맞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를 바라보는 개업 관세사들의 시선 또한 곱지만은 않다. 당장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만 해당하는 부담이지만 결국에는 관세사회 전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세사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관세사에 대한 신뢰성도 추락한다고 보는 것이다.

관세사가 특정 학원만 다니면 어렵지 않게 딸수 있는 자격증으로 전락하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기업에서나 일반인들이 관세사를 보는 시선에도 색안경이 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 관세법인 대표는 "관세사시험 제도는 관세변호사로서, 관세행정 파트너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시험제도를 운영해야 하는데도 이처럼 허술하게 운영해왔다는 것은 관세사회 전체 신뢰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험생들 제기한 행정심판...대형 관세법인 두 곳 평가보고서 제출

2019년 제36회 2차 관세사시험 불합격 수험생 30여명은 개별적으로 또는 대리인을 선임해 각각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청구 소송을 제기해둔 상태다.

그리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6월 초 한국관세사회에 특정 학원 문제와 유사성 평가를 의뢰 했다. 관세사회는 관세법인 '에이원과 관세법인 '한주'에 각각 문제 유사성 평가를 의뢰했으며, 해당 법인들 또한 지난 6월 중순 평가서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각각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문제 유사성 평가에 참여한 해당 관세법인의 한 관세사는 "거의 문제가 똑같다고 보면된다. 대놓고 이렇게 출제한 출제 교수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또한 15년 넘게 개업관세사로 활동해온 대형 관세법인 임원도 "출제위원이 관세사시험을 우습게 생각하는 게 아니면 이런 일탈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동부지검 계류중 '형사소송'...'업무방해죄'만으로 처리될 가능성 커 

본 건 관련해 산업인력공단이 경찰에 신고한 형사소송이 현재 계류중에 있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한국관세신문

이 문제를 잘 아는 법조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검찰이 어떤 그림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담당 검사는 판사가 기각할 것이 뻔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고,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면 '검찰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모양새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본 건 관련해 동부지검에서 청구한 영장은 실제로 기각됐고 검찰은 압수수색도 계좌추적도 안했다. 검찰로선 할 수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정도로 마무리 하겠다는 의도가 그래서 엿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에서 피의자 진술을 할 때 해당 출제교수는 "거론되고 있는 특정 학원은 전혀 관련이 없고 제 무능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선처 바란"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정 학원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하면 뇌물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출제교수 입장에선 자신의 무능으로 모든 것을 덥고 가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 되는 것이다.

현재 해당 교수는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학교는 해당 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은 채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처리하기 위해 보류해둔 상태로 전해진다. 

 

시험 부정출제는 기회 평등과 결과의 정의 훼손

관세사시험 2차 문제 유출 의혹은 단순히 출제교수의 무능과 일탈로 처리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신뢰 척도와 관련이 있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노력해서 실력을 키우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는 시험제도로 운영되어야할 관세사시험이 특정 학원에 다녀야만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모든 수험생들이 그 특정 학원으로만 몰리게 될 것은 뻔하다.

그렇게 되면 경쟁 학원들은 점차 사라지고 특정 학원이 독점 하게됐을 때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할 비용은 크다. 이는 경제 취약 계층에는 계층상승 사다리를 걷어차버리는 결과를 야기, 시장진입자들에게는 또다른 형태의 진입장벽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2차시험 불합격자 일부가 제기한 행정심판청구, '불합격처분 통지 취소' 요청에 대한 피청구인 '산업인력공단'의 답변 요지를 보면 "위법된 구체적 사실에 대해선 주장하지 못하고, 단지 불합격에 대한 불복수단으로 심판을 제기하였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면서도 산업인력공단 측은 청구인들 주장 핵심자료에 해당하는 '관세사자격시험 채점기준 및 과목별 채첨표' 정보공개청구에는 관련 규정을 들어 공개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국회의원실 국감자료 요청에도 관련 규정을 들어 공개를 거부해왔다.

해당 규정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서 '(관세사)시험'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9년 제36회 2차 관세사시험 출제 및 채점오류 관련해 같은해 11월 추경호의원실(미래통합당)에서 요청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관세청 답변 자료(추경호 의원실 제공)/한국관세신문

그러나 이 규정은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지 행정소송과 형사소송이 진행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는 관련 규정을 보다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더욱이 해당 규정 비공개 대상정보 '예외조항'을 보면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9조 1항 5호)에 해당하는 비공개 대상 정보라 할지라도 예외적으로 공개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청과 산업인력공단 측이 다수 수험생들의 정보공개청구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보공개 뒤 몰아칠 후폭풍이 두려워서라고 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청구인들 올해 2차 시험 합격하면...소 이익 상실

소를 제기한 36회 2차시험 불합격자들 모두가 이번 2020년 제37회 2차시험에 모두 합격한다면 다행한 일이다. 그렇다고 불공정한 제도 운영으로 1년이란 시간을 견디며 소비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김병철 변호사(법무법인 혜명, 관세사)에 따르면 "이들이 모두 이번 2차시험에 합격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나 청구인들이 모두 올해 2차시험에 합격한다면 소 이익이 상실된다"면서도 "청구인들이 원한다면 물질적 정신적 피해보상을 위자료로 청구할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관세회 관계자는 관세사시험제도 운영과 관련해 본지와 통화에서 "산업인력공단이 관세사시험 제도 운영 관련해 지금까지 관세사회와 협의한 적이 한번도 없고 출제위원 추천 의뢰를 해온적도 없다"면서 "특정학원과 출제위원 간 유착 문제는 앞으로 관세청과 산업인력공단 그리고 관세업계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라며 관세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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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020-09-08 15:52:50
한때 몸담았던 시험이라는게 창피하네요..
해당 출제교수님 누군지 뻔히 다 아는데
이 기사 보셨을까요

관세인 2020-07-22 09:32:57
앞으로는 학원 모의고사를 베끼는게 아니고 수업시간에 구두 상으로 문제유출 할 수 있는 문제네요. 수백 수 천명의, 이시간에도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공부하고있는 수험생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입니다.
하물며 고등학교 내신문제 유출에도 숙명여고 쌍둥이와 아버지는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국가자격고시가 고등학교 내신보다 못한겁니까?

정의현 2020-07-21 14:12:00
가장 공정해야 할 국가고시가 학원과 출제위원의 비리로 형평성과 신뢰를 잃었는데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대처하는 검찰의 행태에 화가나네요. 추후에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위법한 행위를 처단해야함이 옳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또 학원에서 문제 유출나온들 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좀더 수법이 교묘해지겠지요!!
결국은 피해자는 외면당한 채 특정학원만 배불리는 겁니다. 억울하면 그학원 다니는 수밖에요.